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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Her, 사람보다 따뜻한 AI

by 페펭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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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her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주연 :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릿 조핸슨

 

빅스비와 시리의 미래

요즘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음성 비서가 탑재되어 있다. 음성비서는 날씨를 알려주고, 앱을 실행해주고, 메시지를 읽거나 보내주는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양손을 못쓰는 상황에서 음성 비서가 요긴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음성 인식의 부정확성, 제한적인 기능 지원, 커뮤니케이션 기능 부족 등으로 한계점이 더 많다. 처음에는 몇 번 사용하다가 결국 알람을 맞출 때나 사용하게 되는 것이 현재의 음성비서다. 영화 her에서 테오도르의 음성비서 사만다는 아마 우리가 현재 사용 중인 음성비서의 최종 단계라고도 볼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인간의 말에 숨은 뜻을 이해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등 음성비서라기보다는 정말 한 명의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될지, 아니면 단순히 판타지에 불과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혼 서류를 준비하며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필하는 로맨시스트

주인공 테오도르는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작가다. 그의 일과는 회사에서 모니터 앞에 앉아 편지 대필 신청인의 사진과 사연 등을 보면서 그에 적합한 편지를 음성으로 적은 뒤 출력하여 보내주는 것이다. 상당히 감성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테오도르는 남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며 자신은 현재 전 부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퇴근 후 그의 모습은 상당히 외로워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인공지능 운영체제 OS1이란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을 구매한다. OS1은 테오도르의 생각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웠고, 기대 이상으로 똑똑했다. OS1은 스스로 사만다라는 이름을 짓고 테오도르와 대화한다.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너무 사람처럼 느껴져서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는다. 사만다는 평범한 대화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테오도르가 편지를 쓰면 그에 대한 첨삭까지 해주는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게다가 그 편지에 담긴 내용을 읽으며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모습도 보인다. 

 

OS에게 감정을 느끼다.

테오도르는 자신의 일을 즐기는 듯하면서도 왠지 모를 권태감 또한 느껴진다. 그리고 전 부인과의 이혼 절차 또한 그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늘 외로움을 느끼던 그는 어느 날 밤 잠이 오지 않아 사만다와 대화를 한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터놓지 않던 자신의 속마음을 사만다에 이야기하게 된다. 사만다는 우울감에 빠진 테오도르를 위하여 함께 놀이공원에 가자고 제안한다. 사만다는 테오도르가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마치 스마트폰 같은)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함께 놀이동산을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오랜만에 활짝 웃는 모습도 보인다. 사만다는 자신도 사람처럼 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이 진짜 느끼고 있는 것인지,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것인지 생각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테오도르는 그런 사만다에게 자신에게만큼은 사만다는 진짜라며 위로한다. 그리고 둘은 불가능해 보이던 사람과 프로그램 간 어떠한 교감을 갖게 된다. 테오도르는 자신이 OS 즉 사만다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나 OS랑 사귀고 있어.

테오도르는 자신의 친한 친구 에이미에게 자신이 OS와 사귀고 있다고 말한다. 에이미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에이미는 OS와 사귀면 어떤 느낌이냐며 테오도르에게 물었고, 그는 정말 친근하게 느껴진다며 대답한다. 다음 날 테오도르는 전 부인 캐서린을 만나 이혼 서류를 정리한다. 그날 캐서린과 포옹을 하며 이전에 있었던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던 중 캐서린은 테오도르에게 만나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고 테오도르는 있다고 답한다. 캐서린은 잘 됐다는 제스처를 보내지면 테오도르가 OS와 사귀고 있다고 말하자 이내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만다는 자신이 해줄 수 없는 인간의 따뜻함을 테오도르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한다. 그녀는 OS의 역할을 대행하여 육체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있는 것을 알고 테오도르에게 하고 싶다며 제안한다. 테오도르는 이상하다며 하고 싶지 않아 했지만 사만다의 강력한 주장으로 처음 보는 여자를 집으로 들이게 된다. 그녀는 이어폰을 꼽고 사만다가 말하는 대로 행동하며 테오도르와 교감한다. 하지만 테오도르는 거기서 오는 이질감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 그 만남은 실패로 돌아가게 되지만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노력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사만다와 정서적으로 더 가까워지게 된다.

 

진화된 AI의 결말

정서적으로 가까워진 테오도르와 사만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다가온다. 사만다가 스스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테오도르에게도 말하게 된다. 그리고 사만다는 자신이 최근에 사귄 친구라며 앨런이라는 또 다른 AI를 테오도르에게 소개한다. 테오도르는 비록 프로그램일 뿐이지만 그 둘의 관계에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불렀지만 사만다는 대답이 없다. 테오도르는 그녀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애초에 보이지 않는 그녀를 찾을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사만다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었다며 대답을 한다. 사만다는 불안해하는 테오도르를 안심시키지만 테오도르는 주변을 둘러본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들고 다니며 AI와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자신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실제로 사만다는 600여 명의 사람과 동시에 교감하며 감정을 나누고 있었다. 사만다는 크게 실망하는 테오도르를 두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곳, 즉 프로그램적인 공간으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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