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잡스
감독 : 조슈아 마이클 스턴
주연 : 애쉬튼 커쳐, 조시 게드, 더모트 멀로니, 매튜 모딘
천재? 과대평가된 사기꾼?
애플, 그리고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는 꽤 극과 극으로 갈라진다. 특히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는 더 그렇다. 천재라고 칭송하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그저 말만 그럴듯하게 잘했던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애플 제품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스티브 잡스의 업적은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높은 업적으로 평가한다. 아니, 감히 평가라고 할 수도 없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사기꾼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세상 모든 지도자들은 사기꾼이어야 한다. 수장은 방향과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이지 방법까지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를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자세한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추상적인 방향만 제시한다는 이유가 많다. 심플하고, 쉽고, 깔끔하고, 감성적인 그 무언가를 만들라는 말처럼 말이다. 말은 누구나 쉽다고 한다.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쉬운 것을 스티브 잡스가 독보적으로 해낼 수 있었을까? 훌륭한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만나서? 그저 운이 좋아서?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면 과연 그 훌륭한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스티브 잡스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면 훌륭해질 수 있었을까? 대표적으로 스티브 잡스 다음으로 유명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잡스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말 그대로 HP에서 근무하며 조금 똑똑하지만 평범한 월급쟁이로 남았을 수 있다.
내 프로젝트를 주세요.
아타리(Atari)사에 입사한 스티브 잡스는 아타리 사의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잡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컬러 게임이지 흑백 게임이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직원들은 그런 잡스의 행동을 그저 불편하게 생각한다. 결국 잡스는 자신에게 프로젝트를 달라고 했고, 사장은 잡스에게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준다. 사장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그에 대한 보수로 5천 달러를 준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막상 게임 개발을 시작하자 스티브 잡스는 혼자서 해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워즈니악에게는 성공 보수로 7백 달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한다. 나흘 만에 게임을 개발해서 사장에게 제출했고, 사장은 마음에 들어 한다. 프로젝트 이후 잡스는 워즈니악의 집에 갔다가 처음으로 개인용 컴퓨터라는 것을 보게 된다. 지금의 컴퓨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조악하지만 당시로써는 꽤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워즈니악은 상품성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해서 만든 개인용 물건이었고, 실제로 세간에 크게 관심받지 못했던 물건이었다. 워즈니악도 HP에서 퇴짜 맞은 물건이고 일반 사람들에게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이라고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 컴퓨터에 큰 매력을 느끼고 거기서 사업적 영감을 얻게 된다.
애플 2의 성공, 그리고 잡스의 퇴출
스티브 잡스 기대와 달리 개인용 컴퓨터는 역시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중에 한 전자기기 부품 업체의 사장이 워즈니악의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잡스는 약간의 허풍을 섞어서 계약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상당히 무리한 오더를 수주하게 된다. 번듯한 사무실도 없이 잡스의 집에 있는 차고에서 처음으로 애플이 탄생한다. 부품의 줄까지 반듯하게 맞춰야 성이 차는 잡스였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지인을 동원해 컴퓨터 제작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니터, 키보드, 케이스는 없이 메인보드만 납품한 것에 대해 부품 업체 사장은 불만을 표한다. 잡스는 기지를 발휘하여 매장 내에 있는 부품과 결합하여 판매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차기 모델로 일체형 컴퓨터를 만들 것을 계획한다. 잡스는 새로운 기술자를 영입하여 최초의 일체형 가정용 컴퓨터 애플 2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직원들은 개발에 전념하고 잡스는 영업에 전념하지만 여전히 애플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그러던 중 마이크 마쿨라를 만나며 투자 유치에 성공하게 되고 애플 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인 애플 2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애플 2는 샌프란시스코 박람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낳게 되고 애플 컴퓨터는 유명세를 타게 된다. 애플 2가 성공적으로 흥행을 하고 애플 컴퓨터도 가내 수공업 규모에서 커다란 기업이 된다. 그리고 잡스는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잡스는 기업이 성장하는데 함께 하지 못하는 원년 멤버를 배척하기 시작한다. 또한 애플 2의 차기작 리사 컴퓨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것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개발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리사 컴퓨터에 너무 많은 개발 기간과 비용이 들어가게 되자 이사회에서는 리사 컴퓨터 개발에서 잡스를 제외시킨다. 잡스는 결국 매킨토시 팀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다시 한번 창업 멤버들을 소집하여 매킨토시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 또한 이사회의 눈엣가시가 되어버리고 결국 갈등이 쌓일 대로 쌓인 잡스와 이사회의 대립 결과,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 컴퓨터에서 쫓겨나게 된다.
다시 돌아온 잡스
잡스가 떠났던 애플은 경영난을 겪게 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애플은 다시 잡스에게 자문을 구하게 되고 잡스가 돌아온다. 다시 돌아온 애플은 이전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상태였고, 잡스는 애플의 정체성을 기억하는 직원들과 함께 다시 제품 개발에 힘을 쓴다. 그리고 자신을 내쫓았던 이사회에서 쓸모없는 자들은 다시 내쫓아버린다. 그리고 자신이 쫓겨날 때 아무 힘을 써주지 않았던 마이크 마쿨라 또한 방출시키고 자신만의 애플을 다시 만들어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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