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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꺼내기

당신은 마이크로 매니저(Micro Manager) 인가요?

by 페펭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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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에 '마이크로 매니저(Micro Manager)'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마이크로 매니저(Micro Manager)란?

말 그대로 보면 아주 사소한 일까지 챙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핏 보면 굉장히 꼼꼼하고 좋은 뜻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마이크로 매니저는 정확히 말하면 사소한 일까지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 사사건건 간섭을 하는 사람에 가깝다. 별 것도 아닌 일에 과몰입을 한다거나, 일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사소한 실수를 크게 부풀려 드러내서 그 실수를 한 사람을 민망하게 만들기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마이크로 매니저인지, 혹은 자신의 주변에 마이크로 매니저인지 아래에서 한 번 확인해보자.

 

당신은 마이크로 매니저인가요?

조직 내에서 일을 정말로 잘하는 사람과 마이크로 매니저는 엄연히 다르다.

아래 항목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이크로 매니저의 특징에 해당하니 한 번 살펴보자.

 

1. 모든 일은 내 손을 거쳐야 제대로 된다.

2. 다들 내 성에 차지 못하게 일한다.

3. 결국 내가 혼자 일을 다 끌어안는 느낌이다.

4. 모든 결정은 내가 한다.

5. 직원(동료)들에게 일을 나눠준 다음에도 그 일을 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챙긴다.

6. 일의 결과가 동일하더라도 내가 하는 방식이 옳다.

7. 나의 실수는 나에게 워낙 많은 일이 집중되어 있다 보니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8. 남의 실수는 크게 나무란다.

9. 나는 솔직히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 그런데 나의 꼼꼼함을 버티지 못한 무능한 직원들이 자꾸 퇴사한다.

 

제발... 그만해...

한 번쯤 이런 경험 있을 것이다. 서류를 하나 가져갔는데 꼭 뭐 하나 고쳐서 주는 사람. 디자인 하나 해갔는데 선 하나 더 긋고 주는 사람. 즉, 내가 만든 결과물에 꼭 토씨 하나를 추가하거나 뭔가를 바꿔서 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그 수정사항이 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면 굉장히 피곤하다. 아무리 자신이 관리자여도 각 직원들에게 업무 분장이 되어 있으면 그에 맞는 권한도 위임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일은 일대로 주고 권한은 주지 않는다. 결국 이런 사람들 밑에서는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기를 잃고 떠난다. 아무 권한도 주지 않았으면서 사람들이 떠나면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없다고 한다. 책임감을 원하면 권한을 주고, 주인의식을 원하면 그 일의 주인답게 대해야 한다.

 

 

만약 내가 마이크로 매니저라면..?

만약 이제야 내가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자신이 원해서 마이크로 매니저가 된 것이 아니라 성향 자체가 그런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약간의 훈련을 통해서라도 남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그 성향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첫째, 일단 내 사람들을 믿어본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팀장님이 그랬다.

"내가 할 일은 네가 친 사고를 수습하는 일이고, 네가 할 일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팀장님에게 한 가지 금기사항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1차원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이건 뭐예요?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하셨다. 차라리 내가 나름대로 이렇게 했는데 맞게 한 건지 틀렸는지 물어보는 게 나았다. 가장 좋은 것은 알아서 하다가 막혀서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혹은 내가 감당하기 힘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가져가면 해결 방법을 알려주셨다. 팀장님은 각각 다른 팀원들의 역량에 따라 일을 분배해주셨고, 거기에 전적인 권한까지 넘겨주셨다. 그리고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해결해주시며, 각각 상황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레 팀원들은 업무에 대한 커버 범위가 넓어질 수 있었다.

 

자신이 마이크로 매니저 같다면 한 번쯤 내 사람들을 믿고 일을 맡겨보자.

 

둘째, 실수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마이크로 매니저들은 성격이 굉장히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남이 하는 실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만약 그 실수가 업무에 큰 지장을 주는 실수라면 당연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지만 별 것 아닌 실수까지 민감하게 반응해버리면 그건 과몰입이다. 절대 일을 잘하고 꼼꼼한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 매니저 타입의 상사 밑에서 일할 때 메일을 보내며 '안녕하세요 ㅇㅇㅇ차장님.'이란 글자를 '안녕하세요 ㅇㅇㅇ과장님.'으로 실수로 직급을 바꿔서 보낸 적이 있었다. 마이크로 매니저는 이 메일을 보고 직급도 하나 제대로 모르면서 니 맘대로 메일을 쓰냐고 했고, 그때부터 외부로 나가는 모든 메일을 자신에게 컨펌받은 뒤 보내라고 했다. 이게 마이크로 매니저들이 하는 행동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가 경미한 경우 잘못되었다는 인지를 시켜주고 넘어가는 정도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매니저는 그런 경미한 실수를 빌미로 모든 권한을 빼앗아버려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다.

 

언제나 실수는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의 실수에 관대한 것처럼 남의 실수에도 조금 관대해져라.

 

셋째, 내가 하는 방식이 틀렸을 수 있다.

 

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난 워드로 문서작업을 하는 것이 편한데, 다른 직원은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어쨌든 결과가 좋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동일하거나 동등 이상의 결과물이 창출되었는데 본인이 시킨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꼬투리를 잡으면 안 된다. 만약 본인이 고수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쉽고 빠르다면 다음에는 한 번 그렇게 해보라며 그 방식을 제안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왜 네 맘대로 하냐고 말하는 순간 그건 조언이 아니라 꼬장으로 전락한다.

 

나의 방식은 나의 방식일 뿐이다. 더 좋은 방식이 있다면 오히려 내가 그걸 배워보자.

 

 

이번 글에서는 직장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유형 중 마이크로 매니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다음에는 또 다른 유형에 대해서 써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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