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3 돌과 스펀지 퇴근 후 대학원 수업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수님께서는 수업에 앞서 자신의 페르소나, 즉 현실의 나 말고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하나 상상해 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몇 명씩 지목을 하여 발표를 하게 하셨는데, 누군가는 용맹한 사자, 누군가는 넓은 바다 등 다양한 모습과 그에 걸맞은 이유들이 나왔다. 내가 생각한 나의 페르소나는 '돌'이었다. 돌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 돌이 가진 특성 때문에 그랬다. 일을 하다 보면 쉽고 원만하게 내 뜻대로 해결되는 것이 별로 없다. 늘 누군가와 부딪치고 싫은 소리를 해야 하고, 또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말을 해도 논리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많은 참을성이 필요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무서워서 다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너.. 2023. 3. 11. [책 리뷰]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 장하준(★★★☆☆) 당신이 알고 있는 자유 시장이 진짜 자유 시장인가? 추천 : ★★★☆☆ 책 난이도가 꽤 있다. 그래서 추천 점수를 후하게 주기가 그렇다. 절대 책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에는 좀 그렇다. 도움 된다고 무작정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는 않는다. 쉽지 않은 내용을 결코 쉽지 않게 풀었기 때문에 경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정말 재미없을 수 있다. 나도 분명히 재밌게 잘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지금 내가 읽고 있는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보려 했을 때, 머리가 백지가 되어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상당히 재밌었다. 무엇보다 나와 생각이 상반되는 전문가의 견해를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나는 일반인의 교양 지식수준에서 생각.. 2023. 2. 26. [책 리뷰] 경험의 함정 - 로빈 M. 호가스, 엠레 소이야르(★★★★☆) 경험의 함정 추천 : ★★★★☆ 이 책은 자기 계발서라고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인문학 서적까지 갈 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사회 심리, 과학 분야의 유튜브 영상을 한 편 보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가장 쉽게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무궁무진한 정보를 접한다. 우리는 스스로 수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것을 필터링하며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뇌는 필터링 기능이 굉장히 약하다. 오히려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그대로 믿고, 오히려 거기서 더 상상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세상에는 내가 본 것과 비슷한 것 위주로 보여주는 기술까지 생겼다. 내가 보고 듣는 것이 곧 이 세상이라고 생각하던.. 2023. 2. 13. [책 리뷰] 시작의 기술 - 개리 비숍(★★★★☆) 독자를 혼내는 자기 계발서 추천 : ★★★★☆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자기 계발서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지식'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가 있고, '경험'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가 있고, '철학'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가 있다. 지식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는 도움이 된다. 내가 몰랐던 사실을 배울 수 있다. 경험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는 재미가 없고, 도움도 별로 안 된다. 결국 다 똑같은 얘기만 한다.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아예 한 사람의 일대기나 위인전을 읽는 것이 재미있다. 철학을 전달하는 자기 계발서도 도움이 된다. 내가 알고 있었지만 늘 보던 시각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그것을 새롭게 보게 해 준다. (번외로 요즘 유난히 자꾸 괜찮다며 '위로'를 해주는 자기 계발서.. 2023. 2. 9.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