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1 돌과 스펀지 퇴근 후 대학원 수업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수님께서는 수업에 앞서 자신의 페르소나, 즉 현실의 나 말고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하나 상상해 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몇 명씩 지목을 하여 발표를 하게 하셨는데, 누군가는 용맹한 사자, 누군가는 넓은 바다 등 다양한 모습과 그에 걸맞은 이유들이 나왔다. 내가 생각한 나의 페르소나는 '돌'이었다. 돌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 돌이 가진 특성 때문에 그랬다. 일을 하다 보면 쉽고 원만하게 내 뜻대로 해결되는 것이 별로 없다. 늘 누군가와 부딪치고 싫은 소리를 해야 하고, 또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말을 해도 논리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면 많은 참을성이 필요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무서워서 다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너.. 2023. 3. 11. 이전 1 다음